반려조와 함께 오래 지내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일을 경험할 때가 있습니다.
저희 집 열무와 함께한 이번 할머니 집 나들이가 그랬는데요.
평소에도 차를 타고 이동한 적이 여러 번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는데, 이동장도 익숙했고, 열무도 차를 무서워하는 모습은 없었기 때문입니다.
그런데 이번 여행에서는 가족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.
바로 열무가 처음으로 차멀미를 한 것!
처음에는 멀미라고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
차를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열무가 갑자기 토를 했어요.
순간 가족들은 모두 당황했습니다.
'혹시 아침에 먹은 먹이가 잘못됐나?'
'갑자기 어디가 아픈 건 아닐까?'
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.
사실 새들은 하늘을 나는 동물이니까 멀미 같은 건 하지 않을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거든요.
그래서 차멀미라는 생각은 정말 조금도 하지 못했습니다.
휴게소에서 쉬어가니 다시 괜찮아졌습니다
걱정되는 마음에 가까운 휴게소로 들어갔어요.
차를 세우고 이동장을 조용한 곳에 내려놓은 뒤 잠시 쉬게 했습니다.
물을 조금 마시게 하고 상태를 지켜보는데, 신기하게도 금방 평소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 같았습니다.
먹이도 잘 먹고 눈빛도 편안해 보여서 가족들도 안도의 한숨을 쉬었죠.
'다행이다. 잠깐 컨디션이 안 좋았던 건가 보다.'
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출발했습니다.
그런데 차가 움직이자 또 토했습니다
안심한 것도 잠시였습니다.
차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열무는 또 토를 했습니다.
그제야 가족 모두가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.
"아... 멀미였구나."
생각해 보면 사람도 차가 멈춰 있으면 괜찮다가 다시 출발하면 속이 울렁거리는 경우가 있잖아요.
열무도 똑같았던 것 같아요.
그때 처음으로 반려조도 차멀미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.
할머니 집에서는 금봉이를 만났습니다
할머니 집에는 하얗고 에쁜 사랑앵무새 한 마리가 있어요.
이름은 금봉이랍니다.
오랜만에 만난 두 반려조는 서로 반가워하기보다는 조금 어색해하는 모습이었는데요!
금봉이는 자기 집이라 그런지 거실과 베란다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큰 소리로 울었고,
반면 열무는 많이 지쳤는지 조용히 거실 바닥만 천천히 걸어 다녔습니다.
평소 같으면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호기심을 보였을 텐데, 그날은 그런 여유가 없어 보였어요.
멀미가 꽤 힘들었던 모양입니다.
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평소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
조금 쉬고 나니 열무도 점점 컨디션을 되찾기 시작했습니다.
먹이도 잘 먹고,
물도 잘 마시고,
배변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습니다.
밤에는 푹 잠도 잤습니다.
그 모습을 보고 나서야 저희 가족도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.
처음 토하는 모습을 봤을 때는 정말 큰일이 난 줄 알았는데, 회복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였습니다.
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멀미는 계속됐습니다
다음 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.
이번에는 괜찮기를 바랐지만 아쉽게도 또 멀미가 시작!!
이번에는 다섯 번 정도 토를 해서 진짜 힘들겠다...싶었어요.
어떻게 해줄 수가 없더라구요.
여러 번 토하고 나니 열무도 많이 지쳤는지, 나중에는 이동장 안에서 조용히 잠이 들었습니다.
그 모습을 보는데 괜히 마음이 짠했더라는....
사람도 멀미를 심하게 하면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도 아프고, 그냥 눈 감고 가만히 있고 싶잖아요.
열무도 아마 같은 기분이었을 것 같습니다.
그날은 사람이나 반려조나 힘든 건 똑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
집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한 일
집에 도착하자마자 열무가 편하게 쉴 수 있도록 조용한 환경을 만들어 줬어요.
평소처럼 먹이와 물을 준비해 주고, 혹시 몸 상태가 달라지는 건 없는지 계속 지켜봤습니다.
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활발한 모습을 보였습니다.
먹이도 잘 먹고, 물도 잘 마시고, 배변도 정상적이었어요.
그 모습을 보니 그제야 긴장이 풀렸습니다.
지금 생각하면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해프닝이지만, 당시에는 정말 걱정이 많았던 하루였습니다.
열무 덕분에 또 하나를 배웠습니다
2018년 겨울, 대구에서 처음 만난 작은 아기 앵무새가 어느새 가족이 되어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.
그동안 날개를 다쳐 병원을 다닌 적도 있었고, 발을 다쳐 발톱 두 개를 잃는 일도 있었습니다.
이번에는 처음으로 차멀미까지 경험했습니다.
반려조와 함께 산다는 건 책으로만 배울 수 없는 여러가지가 많다는 거!
이번 일을 겪으면서 앵무새도 차멀미를 할 수 있다는 사실, 그리고 사람처럼 쉬어가며 컨디션을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.
다음에 다시 장거리 이동을 하게 된다면 이번 경험을 떠올리며 조금 더 자주 쉬고, 열무가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려고 합니다.
열무는 말을 하지 못하지만, 함께 지내다 보면 작은 행동 하나로도 많은 것을 알려줍니다.
이번 여행도 그랬습니다.
조금은 힘들었던 하루였지만, 덕분에 열무를 더 이해하게 되었고,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이 생기거라고 생각해요.
언젠가 이 글을 다시 읽으면 "그때 정말 놀랐었지." 하며 웃을 수 있는 날이 올 것 같습니다.
열무의 일상이 궁금하시거나 앵무새키우기가 더 궁금하신 분들은 제 블로그에 다른 글도 참고하심 좋아요~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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